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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지났네요



자네가 읽어주던 '퇴원'의 초고에
귀 기울였던 청년들이 오늘은
늙은 조객으로 모였네
자네의 잔잔한 말소리와
조숙한 의젓함
얼마나 오랜 세월 안으로 안으로
아픔을 삼키고 다져야
그렇게 정겨운 웃음이 배어나오는지
그때는 미처 헤아리지 못했네 (2008년 조시中)

1년 전 그의 부고소식을 인터넷에서 봤을때의 당혹감을 잊을수 없다


1주기 추모식엔 故이청준님의 딸과 아내, 그리고 여러 문인들과
그의 작품을 영화화했던 영화감독 임권택,
소리꾼 장사익씨, 그의 작품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참석했다
그의 소설에 남다른 애정이 있어서 
이번 추모식엘 다녀왔다





소설은 이제까지 나 자신을 씻겨왔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이 굿을 한다는 느낌이 없으면, 열기가 없으면 독자에게
어떤 감동도 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없었을 거라는 소설가 이청준.
미술도 똑같겠지 
그러고 보니 오윤도 비슷한 말을 했었다
마치 무당이 신내림을 받을 때처럼. 자긴 예술가라는 말은 듣기 싫어하지만 
어쨌든 예술가라면 무당이어야 한다고 무당만큼 우리를 울려주고 감동시켜 주어야 한다고,
온 마음 전체로 해야지 물적으로 하면 안되는거라고 
그들을 닮고싶다. 조금이라도
보여주기 위한 그림 말고
나 '요 정도 합니다' 이런거 말고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는거 말고
나 자신이 정말 해야 하지 않으면 안될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다